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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개발펀드



눈이 녹는 계절After the Snowmelt

로 이샨

  • 대만
  • 70min
  • DCP
  • color

Synopsis

십대의 나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 때, 같은 보수적 분위기의 여고에 다니는 첸천을 만났다. 나는 그녀 덕분에 교실 밖의 세상에 눈 뜨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야생의 아름다움을 알려준 반항아 성유와 사랑에 빠졌다. 스무 살 생일 날, 그들은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열정을 품고 네팔로 트레킹을 떠났고, 그 곳에서 예기치 못한 폭설을 마주하게 되었다. 두 사람은 47일 동안 동굴에 갇혀 있었고, 그녀는 구조대에 발견되기3일 전에 세상을 떠났다. 그들의 이야기는 세계 곳곳에 알려졌다. 
사고 후, 나는 첸천이 하곤 했던, 혹은 그녀가 무사히 구출되었다면 했을 법한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성유와 몇 차례 하이킹을 하다 한번은 그녀가 동굴 속에서 썼던 일기를 발견했다. "동굴에 들어서고 나서야 나는 삶이란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나는 그녀가 삶의 의미를 이미 깨달았다고 믿게 되었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나는 종종 밤중에 홀로 산을 오른다. 나는 내 낡은 일기장을 구덩이에 묻고, 그러면 그녀가 나의 꿈속에 나타나 그녀의 못다 이룬 소망들을 내가 대신 이뤄 주기를 바란다. 나는 점점 그녀처럼 변해가고, 더이상 내가 누구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마침내, 나의 꿈들은 나를 '그 동굴'로 다시금 이끈다. 눈이 내린다. 사람의 형상을 한 그녀가 나타나고, 동굴은 밝고 따뜻한 끝없는 터널이 된다. 그녀의 얼굴을 만져보지만, 숨결 없는 입술만 스칠 뿐이다. 갑자기 강한 바람이 동굴의 출구로 나를 데려가고, 그곳에서 내 낡은 일기장을 묻은 구덩이를 발견한다. 그 곳에서 나는 잊고 있었던 십대의 소녀의 모습을 본다. 그것은 나였다.

Director's Statement

본 영화는 살면서 처음으로 가까운 이를 떠나 보낸 나의 개인적인 여정을 다룬 이야기이다. 첸천은 죽기 전, 동굴에서 나에게 편지를 썼다. “이샨, 그저 사랑하기만 하면 돼.” 살아남은 성유는 나에게 첸천과 자신이 한 가지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누구든 여기서 살아서 나가게 되면, 언젠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자는 약속. 나는 그녀를 살리지 못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이 모든 일에서 부재했다는 것에 죄책감이 들었다. 
나는 그녀의 유언을 실행에 옮기고자, 내가 받은 충격과 슬픔을 부정했다. 사고가 있은 후, 나는 두 개의 파일을 만들었다. “지난 생애”와 “다음 생애.” 사고 전에 썼던 일기와 사진들을 모두 “지난 생애”에 넣고, “다음 생애”에는 첸천의 소망에 관한 것들로 채워 넣었다. 나는 그녀가 생전에 즐겨 하던 것들, 그녀가 살아있었더라면 했을 법한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성유와 산에 오르고, 그녀가 쓴 시와 일기를 출간하고, 이들에 관한 영화를 만들었다. 오랫동안 나는 그 일을 겪고도 상처받지 않은 강인한 사람임에 강한 자부심을 느꼈었다. 
하지만 “사랑”을 하고 이 이야기를 함에 있어서 나는 점점 상실감을 느꼈다. 마치 내 안에 캄캄한 구멍이 뚫려 있는 듯했지만 나는 내가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우연히 “지난 생애” 파일을 다시 열어 보고 나서야, 내가 두고 온 십대의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 내가 잃어버렸던 건 내 안에 있는 십대의 나 자신이었다는 걸 비로소 깨달았다. 사고 후 나는 십대의 나를 맘 속 깊은 곳에 묻어두고, 스스로 찾을 수 없도록 했다. 어른이 되는 것은 십대의 감정을 부정하는 것이고, 어른이라면 강인해야 하고 약해서는 안된다고 믿었었다. 
본 영화는 내 안의 ‘동굴’에서 아직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십대 소녀를 구해내고 사랑하려는 데에서 비롯한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어른이 되는 것”의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한다.

Director

  • 로 이샨LO Yi-shan

     

Credit

  • Producer우 판 WU Fan
    조지란 CHO Tzel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