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어촌마을 ‘하제’는 몇 년 전 텅 빈 마을이 되었다. 마을이 미군기지 탄약고와 가깝다는 이유로 국방부는 하제를 강제수용하고 600세대, 2,000명 넘는 주민들을 집단 이주시킨 후 집들을 모두 철거했다. 수라 갯벌에서 조개를 캐며 대대손손 평화롭게 살아온 주민들은 정든 마을을 떠나야 했다. 진현은 하제의 마지막 주민이다. 국방부는 그녀에게 마을을 떠날 것을 요구하지만, 진현은 자신이 살던 곳에서 살고 싶다. 하제의 또 다른 주민이 있다. 600살 팽나무이다. 미군기지 철책 바로 옆에 있는 팽나무는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빈 마을을 지킨다. ‘팽나무 지킴이’ 시민들은 마을의 수호신, 팽나무를 지킴으로써 하제가 미군기지에 편입되는 것을 막고 언젠가는 주민들도 다시 돌아와 살 수 있기를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