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무용수 고아라는 생후 4개월째에 고열로 인해 오른쪽 청력을 잃고, 보청기의 도움을 받아 희미하게 남은 왼쪽 청력으로 지내왔다. 고아라에게 음악이란 상상의 영역이자 무대 바닥을 통해 발끝으로 진동을 전달하는 떨림에 불과하다. 

엄마가 된 고아라는 서투르다. 아기의 울음소리를 놓치기 일쑤고 욕실에 수도꼭지를 하루 종일 켜둔 채 지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고아라는 아기를 재우기 위해서 등을 토닥거리는 자신의 손장단에 맞추어 조심스레 자장가를 부른다. 정확한 음정이나 특별한 기교 없이도 진심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아라는 음악에 매료된다. 

아기를 만나고 이전보다 경험과 감정이 풍부해진 고아라는, 음악과 하나가 된 몸짓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꿈이 생긴다. 그리고 고아라 자신이 만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선보이는 무대를 준비한다. 고아라에게 음악은 더 이상 상상의 영역이 아니다. 또한 춤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신호에만 그치지도 않는다. 고아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몸을 음악에 맡긴다. 

“저는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게 아니에요. 세상에 저를 위한 음악이 없을 뿐입니다. 이제 저를 위한 음악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