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
환경&자연 사회&인류
사상 최악의 생태파괴, 새만금 간척사업을 막고자 많은 사람들이 치열하게 싸웠지만 2006년 4월, 거대한 방조제가 바다를 가로막았다. 사람들은 ‘진 싸움’을 잊었다. 모두가 포기한 새만금을 17년간 자발적으로 조사하고 기록하고 있는 시민들이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기적이고 희망이다. 30년 전 군부독재 정권이 시작한 거대한 토건 사업이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어떻게 갯벌 공동체를 폭력적으로 파괴했는지, 새만금시민생태조사단은 그 현장의 목격자와 기록자가 되어 왔다. 나는 이들의 활동과 이들이 남긴 기록이 세상에 알려져, ‘사회적 재판’의 증거가 되기를 바란다. 영화는 미처 기록으로 남지 못한 이들의 기억 또한 소환하고자 한다. 증발하기 전에 이들의 기억을 카메라에 붙잡아 두고자 한다. 기록은 힘이 세다.
새만금을 잊어버리고 ‘이제는 끝난 일’로 생각했던 나는 어느새 새만금 한복판에 서 있다. 시민조사단과 함께 새만금 사업의 이면을 기록하는 사이, 나는 나 자신이 새만금 사업의 피해자가 되어있음을 발견한다. 갯벌이 말라 만들어진 거대한 황무지는 엄청난 초미세먼지를 일으킨다. 갯벌이 살아있었다면 아이를 데리고 가서 놀 수 있었을 생명의 땅이, 이제는 재앙의 땅이 되어 가족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새만금’ 영화를 만드는 일은, 이제, 나의 생명을 지키는 일이 되었다.
황윤HWANG 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