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호
"육체를 떠난 이의 영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종교적, 철학적인 이유로 그 관점은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러한 질문을 끊임없이 해 왔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개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주의 광활한 역사에 비하면 매우 짧게 느껴지기도 한다.
인간의 삶은 마치 성냥개비에 불을 붙인 듯 삶의 아름다움, 추함을 거침없고 강렬하게 불태운다. 그것이 꺼지고 났을 때, 산 자가 느끼는 공허함은 어떠한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깊고 어둡다. 죽은 자의 영혼이 저 멀리 광활한 우주까지 솟아 나갈 것처럼 가볍게 느껴졌다면, 산 자의 영혼은 더욱더 깊은 심연으로 떨어지는 듯한 무거움을 느낀다. 산 자의 관점에서는 끝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쩌면 저 너머에서는 이제 시작일지도.
다큐멘터리 <숨>은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두 '직업'을 다루고 있다. 첫 번째는 육체를 닦고 염을 해주며 장례를 치러주는 장의사, 두 번째는 거리에서 주운 파지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노인의 이야기다. 영화의 구성은 한국과 노르웨이에서 공동 제작한 <레터스>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에 등장하는 서로 다른 두 인물의 모습을 교차시키며 보여주는 방식을 택하지만, 그들의 삶은 결국 하나의 주제 안에서 펼쳐진다.
'살아간다는 것'과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 이 사이에서 느껴지는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이며, 휴머니즘적인 시각으로 접근을 하고자 한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이 삶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질 수 있길 바란다.
윤재호Jero 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