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나 슈레스타
마오주의 게릴라 출신인 데비 카드카는 네팔의 10년 간 지속된 내란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여성으로, 보안군에 의한 집단 강간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로 밝혀졌다. 17살의 나이에 마오주의자라는 혐의를 받고 체포되어 17명의 경찰에게 고문과 강간을 당했으며, 낙태를 강요당했다. 데비는 우울증을 이겨내고 복수를 위해 마오주의 군대 최전선에 합류하였고 진급을 거듭했다. 2006년 평화 협정 이후 그녀는 당에 남아 국회의원으로 선출되었다. 분쟁의 양측에서 강간 피해를 입은 수백 명의 여성들은 데비가 그들의 동맹이 되어 주길 바랐다. 데비는 마오주의 공산당이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 믿었지만 역사책 속 내전에는 ‘강간’이라는 단어가 빠져 있다. 환멸을 느낀 데비는 맞서 싸우고자 한다.
데비의 이야기는 내가 근 10년 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만남을 거부하던 그녀가 2019년 6월 어느날 내게 전화해 자신의 일기를 건넸다. 내가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길 원했다. 여성 게릴라들과 함께 여행하면서 나는 데비의 용감함에 관해 들을 수 있었다. 데비가 마음의 준비를 하기까지 왜 그리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언론 속 몇 안 되는 네팔 여성
들 중 한 사람으로서, 나는 여성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해지고 보여지는지 매우 잘 알고 있다. 네팔 언론이 데비를 비방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데비의 트라우마는 상당히 인간적인 것으로 다가오며, 영화 접근법에 그 점을 반영하였다. 나 역시 10대 시절 성폭력을 당한 수치심을 아주 오랫동안 묻어두고 살았다. 분명한 점은, 지금 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수백명의 여성의 이야기가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모든 여성들이 이 이야기 전체 속에 들어가서 보여야 하듯이, 데비가 어머니, 생존자, 운동가, 정치인 등 다양한 차원에서 그녀를 잘 드러내주는 방식으로 완전하게 보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수비나 슈레스타Subina SHREST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