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훈
려군은 본국의 아버지께 보낼 손편지를 쓴다. 이번엔 아들과 딸에게도 ‘편지를 써야 한다’ 으름장을 놓았다. 친칠은 고된 하루를 한국 힙합음악을 들으며 잊는다. 수먼은 매출이 신통치 않아 한국인들에게도 아시아 마트를 홍보하려 한다. 친칠은 일을 마치고 캠코더 앞에서 직접 만든 한국어 랩을 능숙하게 내뱉는다. 그의 영상위로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경험한 30대 한국 청년의 목소리가 겹쳐진다. 수먼은 어떤 말로 한국인 손님을 모으려 할까. 려군의 아들이 쓴 편지에는 어떤 말이 적혀있을까. 그들은 각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대한민국 공동체 안에 이주민의 역사는 오래됐다. 다만 드러나지 않고 보이지 않았을 뿐. 오래 전부터 불편과 불안을 감내하고 살아가는 이주민들의 현재를 통해 부쩍 늘어난 혐오와 착취의 언어에 대한 대답을 대신하려 한다. 그리고 그 너머에 우리도 언제고 세계의 한 귀퉁이에서 이주민일 수 있음을 드려내려 한다.
손태훈SON Tae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