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서
시설 밖으로 나온 뒤 즐겁게 살아가고 있는 경인은 시설에서의 삶이 자신에게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말하는 일을 하고 있다. 탈시설 활동가로 일하는 건 싸늘한 공기 속에서 쓸모를 증명해야 했던 과거의 자신을 치유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정부에 의해 일자리와 탈시설 지원정책이 사라지게 되고, 경인은 다시 시설로 돌아가게 될까 숨이 가빠온다.
“천둥이 치면 시설로 돌아가고 싶어요.” 장애인 거주시설 생존자가 어떻게 이런 말을 하게 되었을까? 애정과 증오, 고통과 기쁨… 뒤죽박죽 엉킨 기억들을 품은 채로 스스로의 자리를 찾기 위해 가쁘게 숨쉬는 경인을 통해, 불쌍한 피해자도, 위험한 장애인도 아닌 오로지 한 사람 경인을 보여주고자 한다.
여인서YEO In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