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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DMZ DOCS INDUSTRY

프로젝트



애프터 라이프After Life

김정근

  • 한국
  • 80min
  • DCP
  • color

Synopsis

경도는 특수청소부다. 죽은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는 일을 한다. 영도 경찰서에 재직 중인 아버지가 전화로 일감을 알려주면 어머니가 무당에게 특별히 받아왔다는 부적을 방호복 깊숙이 밀어 넣고 현장으로 나선다. 눅눅한 시취가 골목 입구에 먼저 마중 나와 길을 안내한다. 유품을 정리하기 전 짧은 묵념을 잊지 않는다. 가지런한 책장엔 몇 권의 수험서와 노트가 꽂혀있다. 책장을 정리하다 서류뭉치가 툭 하고 떨어진다. 짧은 경력사항이 적힌 이력서도 눈에 띈다. 같은 출신 학교에 멈칫하지만, 이윽고 바삐 움직인다. 땀이 가득 차 불편하지만 마스크를 벗고 작업하기엔 경도는 아직 경력이 짧다. 홑겹 창문으로 해가 길게 들어서면 내일 치울 유품들을 한쪽에 모아두고 문을 닫는다. 얼룩을 지운 첫날은 탄을 캐던 광부마냥 무조건 고기를 먹는다. 해가 남항대교 쪽으로 기우는 저녁, 불판을 두고 가족이 단란하게 뭉친다. 수많은 고독사 현장을 치워온 경도지만 오늘 같은 현장은 어딘지 개운치 않다. 헛헛한 마음을 털어내려 블로그에 청소일지를 건조하게 써내려 간다. 하지만 끝내 채워지지 않는 질문이 있다. 언젠가 마주친 이는 아니었을까? 왜 혼자 발견되었을까? 경도는 이제 그 죽음들이 궁금해졌다. 

Director's Statement

영도는 소위 ‘없는 이’들이 기댈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었다. 성공을 꿈꾸며 나갔다 좌절을 겪어도 언제고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섬이었다. 휘황찬란한 뭍의 조명이 결코 닿지 않던 이 ‘그림자 섬’에도 부산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거대한 다리가 놓이고, 카페가 즐비해지고, 힙스터들이 들어섰다. 영도 해안선을 따라 자리잡았던 수리 조선소와 공업사도 인스타 성지로 변한 지 오래다. 

저마다 재개발과 부동산, 또 다른 경리단길을 얘기하는 지금. 이 화려한 변화의 물결 속에 조용히 숨죽인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굴삭기가 밀고 간 하꼬방에서 끝내 죽음을 맞이한 이들이 궁금해졌다.

 

Director

  • 김정근KIM Jeongkeun


Cr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