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면우
한낱 사무원인 내가 이백여 명 넘는 분들의 회생 신청을 통해 느낀 건 과도한 채무 이전에 가족 간의 불화·소외가 선행하였다는 것이다. 유년 시절부터 내리 쌓여온 본질적인 빚부터 청산하여야 했다는 것. 빚 몇천 몇억 당장 탕감받고자 법원으로부터 기껏 회생 결정문을 받아내도 삶 본바탕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단돈 이백 빚 때문에 삶을 배기지 못해 곧장 자신을 죽여버리는 것이 작금의 시대이다. 모든 빚은 마음의 빚으로부터 발한다는 소견을 안타까움에 새삼 전하고 싶다.
나의 법무사 아버지도, 다단계에 빠져 전 재산 날린 아버지, 연 끊은 아버지, 월남 참전으로 고엽제로 고통받는 아버지가 있다. 이번 다큐로 수십 년 결별한 노년의 부자가 마주하여 빛바랜 멍울을 다소 덜어낼 수 있다면, 마음만은 넉넉해지려나 싶다. 절망의 집합은 절망들이 아니라 희망이 될 수도 있다는 류시화 시인의 말을 믿는다. 법무사사무소는 절망이 총집결하는 곳이다. 그러므로 간혹가다 희망의 자태가 드러나기도 한다.
김면우KIM Myun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