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은 '풍경상점(Landscape Store)'정도로 번역될 수 있는 이름의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는 노부부에 대한 이야기이다. 캉 씨 할아버지(캉첸쿠오, Kang Chen-Kuo)는 97세로 중국 북부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을 전쟁의 포화 속에서 보냈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후 미군 포로가 되어 대만으로 송환되었다. 대만의 깊은 산 속에서 캉 씨 할아버지는 대만에 있는 여러 토착 부족 중 하나인 파이완족의 공주, 엘렝 파세켈지(Eleng Pacekelj)와 만나고 결혼까지 하게 된다. 이후 캉 씨 할아버지는 싼디먼(Sandimen) 부족 마을에 정착해 아내와 함께 '풍경상점'을 운영한다. 이 식료품 가게는 연중무휴로 거의 50년 동안 운영돼 오고 있다. 가게 안에서는 항상 화베이 억양의 중국어와 파이완어가 섞여서 들린다. 자신들의 토착 유산에 자부심을 느끼는 자녀와 손주들은 할아버지를 어떻게 생각할까? 다큐멘터리는 캉 씨 할아버지 가족의 일상을 따라가며 이들의 다채로운 대화를 포착해 가족의 유대감과 역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준다. 동아시아를 가로질러 형성된 역사는 동아시아 지역의 지정학적 현실을 보여주며 대만 현대사와도 이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