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 노장 화백 김종학. ‘설악산의 꽃’ 화가로 불리는 김종학 화백이 올 봄 현대화랑에서 ‘사람도 꽃이다’라는 인물화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는 새로울 수 있지만 거장에게 꽃과 인간은 모두 자연의 섭리 안에서 같다. 그리고 내년 4월에는 미국 아틀랜타의 High Museum of Art에서 대형 전시회를 연다. 한국의 현대미술이 이우환, 박서보 등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으로 대표되는 이 시대에 화려한 꽃과 자연을 그리는 그에게 세계의 큰 화랑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거장 김종학은 젊은 시절 오랫동안 무명의 시간을 보냈고 자살도 생각했었다. 2년 전에는 사랑하는 손자를 잃었다. 우리는 수없이 많은 혼란 속에서 살고 있고 많은 순간 예술의 의미를 의심하는 상황들을 만난다. 인간은 자연을 망치며 기후 위기를 스스로 자초했고 우리의 미래세대는 어떤 시간을 살게 될지 명확한 대답을 줄 수도 없다. 도대체 이런 시대, 우리들에게 예술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까? 김종학이란 노장이 오랜 시간 작업했던 속초의 숲 속 작업실과 설악산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풍경과 함께 그의 작품들을 미학적이고 새롭게 탐험하며 그 대답을 찾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