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힐러
예술&문화 사적&관점 사회&인류
<반쪽 가족을 찾아서>는 가족의 소중함과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정체성을 신선한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90분간의 예측 불가한 여정이다. 감독인 나는 카메라 안팎을 오가며 내 이복형제, 자매와 그들의 가족을 만나고, 우리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찾는 과정을 담고자 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현대 가족 구성원으로 태어난 새로운 세대에 힘을 싣고, 함께 탐구하며 이해를 북돋는 전례 없는 기회가 될 것이다. 나는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정자 기증자를 추적하며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문제도 함께 담아내려 한다. 정자 기증으로 태어난 수많은 아이는 친척의 이름, 사진, 주소 심지어 연락처도 알 수 없어 친척 하나를 찾는 일도 너무나 힘들다. 내 가족을 찾기 위한 모험은 내가 오하이오의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먼저 나는 어머니가 사는 내 고향, 오하이오 애선스를 방문한 후 생물학적 아버지가 대학 시절 살았던 콜럼버스로 떠난다. 내 생물학적 아버지는 자신의 정자로 태어난 아이들을 위해 편지 한 장을 남겼다. 편지에는 “이 세상이 냉정한 곳이라는 말은 믿지 마라.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너의 꿈을 좇아라. 하지만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길 바란다.”
미국에서는 자신의 뿌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다시 일기 시작했다. 이것은 2016년 12월 필리핀으로 이주하면서 나의 현실이 되었다. 단 한 번도 필리핀의 문화를 접해본 적 없는 나였지만, 필리핀에 오자마자 필리핀 특유의 버릇, 가족의 소중함에 미묘하게 동질감을 느꼈고, 현지 음식에도 흠뻑 빠져버렸다. 나는 이런 타고난 듯한 동질감이야말로 나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혈통이 아닐까 생각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기로 한 이유이다. <반쪽 가족을 찾아서>는 전통적인 가족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보고, 우리가 살면서 당면하는 정체성 갈등을 파헤치기 위해 기획되었다. 아버지를 찾아 나서는 것은 나 자신을 찾는 것이다. 나는 이복형제, 자매와 나눈 대화가 중대한 의미를 주고, 더 나아가 정자 기증의 전반을 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현대 가족의 모습은 점점 흔해지고 있다. 모쪼록 <반쪽 가족을 찾아서>가 자아를 찾아 나서는 사람들에게 혼자만의 여정이 아니라는 걸 상기시킬 수 있길 희망한다.
일라이 힐러ELI Hi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