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던 5명의 소방관들은, 각각 후회와 회한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소방관으로서의 삶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구조대장 A는 10년이 넘는 동안 구조 현장에서 수천 번 넘게 매듭을 묶었다가 풀었지만, 그 매듭으로 아주 가끔씩만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 구급대원 B는 영혼이 빠져나간 시신의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다. 화재 조사관 C는 부모가 없는 사이 화재가 발생하여 아이 둘이 서로 끌어안은 채 불에 탄 모습을 본 후, 그 아이들을 위한 노래를 짓고 싶어졌다. 내근 업무를 하고 있는 D주임은 5년 전의 그 사건 이후 도망칠 수밖에 없었던 불을, 이제 다시 마주하고 싶어졌다. 불의의 사고로 동료를 잃은 화재 진압대원 E는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는 극단적 감정들을 견디지 못하고 어느 날 소방서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매일매일 인간의 한계를 절감하는 그들은 모순투성이인 이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며 살아가고 있을까.